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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ffair 리뉴얼 - 25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3 01:32 1,025회 0건
---------------------------------------------작가 후기------------------------------------------------
댓글에 빡친 나머지 글을 내릴까 생각도 했지만..
쪽지를 보내오신 많은 분들게 결국 설득당해 또다시 이곳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글 외적인 것으로 댓글이 70개나 달린 걸 보니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혹자는 글에 달린 댓글보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하시는데 제가 소라넷에 처음 발을 내딪었을 때 생각이 났습니다.
그땐 이보다도 더 인기가 없었음에도 독자분들이 달아놓은 댓글을 보고 또보며 하루에 2편씩 꼬박꼬박 올렸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게시판에는 시즌1에 해당되는 28부.
그러니까 이곳에 올려지는 부수로는 26부에 해당하는 글까지만 우선적으로 올릴 생각입니다.
그 이후의 일은 오로지 제 마음과 독자분들의 마음에 달렸습니다.
악플이 달리더라도 그것을 상쇠하고도 남을 독자분들의 정성을.....

이번 화는 예전에 쓴 글에 비해 대략 5페이지 정도 추가가 된 상태로 리뉴얼이 되었습니다.
모쪼록 재미나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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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 JYP: https://www.youtube.com/watch?v=K5mtKb1PPHQ
Ready, get set, go - 페퍼톤스(Feat 박새별): https://www.youtube.com/watch?v=57-uG0RAz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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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부 그녀는 예뻤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저는 주희를 깨우곤 급하게 아침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주희가 씻는 동안 저는 주방으로 가 간단하게 스크램블과 시리얼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월요일 아침은 보통 건너뛰는 게 다반사였는데 오늘은 특별히 주희도 함께 있고 어제 밤부터 새벽에 이르기까지 많은 열량을 소진한 터라 뭐라도 먹어야 했습니다.

요리를 하는 동안 욕실안쪽에서 샤워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혼자 살던 집에서 아침부터 다른 누군가의 존재가 느껴지니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체온을 느끼며 잠자리에서 일어나 그 사람과 함께 할 아침을 직접 준비하고 있는 제 모습이 스스로도 낯설게 느껴졌지만 지금 제 모습은 전에 없이 생기가 넘쳐흐르고 있었습니다.
평소와 같은 월요일 아침이었다면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서 느릿느릿 거실로 기어 나와 관심도 없는 아침 뉴스를 틀어 놓은 채 소파에 널브러져 있다 시간에 쫓겨 마지못해 집을 나서고 있었을 것입니다.

욕실 문 여닫는 소리가 들려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젖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감싼 채 주희가 주방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동안 넋을 놓은 채 주희의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주희의 모습은 아침이슬을 머금은 채 한껏 청초함을 뽐내고 있는 한 송이의 수련과 닮아있었습니다.
주희는 봄날 더러운 진흙 속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수련처럼 어젯밤 뜨거웠던 일전으로 인해 너저분해진 이 집안에서 홀로 촉촉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화장기 없는 주희의 모습은 처음이었습니다.
평소 성숙하게 보이려 진하게 화장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주희는 아직까지 자신에게 맞는 화장술을 익히진 못한 것 같습니다.
평소의 모습보다 화장기 없는 지금의 민낯이 제 눈에는 훨씬 나아보였고 심지어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은밀한 속살에 이어 맨 얼굴까지 보게 되니 마치 주희가 제 여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멀뚱히 넋을 놓고 바라보고만 있자 제 눈빛이 느껴져 이내 부끄러웠던지 주희가 수건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려왔습니다.

“야.. 그만 봐... 이상한 거 나도 안다고.....”

‘이런~~ 바보!!!... 예뻐서 쳐다보는 건데 거꾸로 알고 있네.’

“아니 그게 아니고.. 주희야.....”

설명을 해주려 했지만 채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희가 말을 잘라왔습니다.

“흡흡... 야... 지금 탄내 나는 거 아냐? 흡흡... 흡흡”

아뿔싸!! 저는 그제야 생각이 났습니다.
스크램블 만든다고 한껏 달궈놓은 후라이팬에 풀어둔 계란이 완전히 눌어붙고 있었습니다.
아주 잠시 동안 쳐다본 것 같은데 이미 계란은 반 이상이 타버렸습니다.

“으이구... 완전히 탔네요!! 탔어!!!”

“아......... 버리고 다시 해야겠는데....”

“됐어... 그냥 시리얼이나 먹고 가자... 너 가는 길에 휴대폰 대리점에도 들러야 한다면서..”

결국 스크램블은 우리들 입속이 아닌 쓰레기 통으로 들어가졌습니다.
나름 노력을 해봤는데 역시나 안하던 짓을 하려니 제대로 될 리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시리얼이라도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헌데 이번엔 그릇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평소에 도우미 아주머니가 꺼내 놓으신 국그릇 하나로 모든 것을 담아 먹다보니 나머지 그릇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했습니다.

급하게 찬장 이곳저곳을 뒤지고 있는 사이 순간 등 뒤로 따듯한 온기가 느껴져 왔습니다.
뒤이어 주희의 양 팔이 제 허리를 감아왔고 이내 그녀의 얼굴과 상채가 제 등에 맞닿아졌습니다.
잠시 동안 이었지만 저도 그대로 멈춰 서서 주희의 온기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물론..... 주희의 젖가슴이 제 등에 맞닿은 채 눌리고 있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컹한 느낌에 쥐죽은 듯 잠잠해 있던 자지가 이내 용트림 하듯 솟구쳐 올라 저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으~~~음 네 몸에서 나는 냄새..... 너무 좋은 것 같아..... 이전에는 잘 몰랐는데 훗~~”

한껏 들뜬 듯 들려오는 주희의 목소리에 저는 양팔을 들어 제 몸에 배어 있는 냄새를 맡아보려 했지만 제겐 아무런 냄새도 느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후각이 예민한 저조차도 제 몸에서 나는 냄새에는 무감각하기만 했습니다.
몸을 돌려 주희와 마주 선 채 물었습니다.

“아무런 냄새도 안 나는데..... 내 냄새가 나?”

주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제 품에 다시금 안겨왔습니다.
잠시 고개를 숙여 제 품에 안겨있는 주희를 내려다 봤습니다.
그러자 개 코만큼이나 민감한 제 코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감지되고 있었습니다.

“흐읍~~~~ 하아~~~~~”

그 향기는 조금 전까지 촉촉하게 주희의 머리칼을 매만져주던, 제가 예전부터 써왔던 그 샴푸의 향과는 달랐습니다.
그 냄새는 마치 ‘신주희’라는 여인의 몸에서 발산되고 있는 ‘꽃내음’처럼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향기에 취해 있던 사이 저는 제 자지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희의 시선은 자신의 몸을 마구 찔러대고 있는 제 자지로 향해 있었습니다.
아침에 소변을 보다 요도가 시큰거렸을 정도로 하룻밤 새 수없이 몸을 불태웠음에도 제 자지는 부족했나 봅니다.

“호호호... 요 녀석은~~ 정말이지 시도 때도 없이 서나 봐..”

주희가 제 자지를 요 녀석이라고 불러왔습니다.
하룻밤 새 주희에게는 제 자지가 또 하나의 인격으로 느껴졌나 봅니다.
누군가에게는 짧게만 느껴졌을 어젯밤이 주희에게는 제 자지가 친숙하게 느껴질 정도로 충분히 길었던 모양입니다.
하긴 밤새 제집 드나들듯 제 자지가 자신의 몸속을 드나들었으니,,,,,,
신기해하면서도 친근하게 제 자지를 바라보고 있는 주희의 모습에 저는 더욱 더 꼴려가고만 있었습니다.

순간 주희의 손이 바지 위에 내려앉듯 살포시 놓였습니다.
주희의 손은 바지 위에서 제 자지를 가늠하듯 더듬거리고 있었습니다.
생각지 못한 주희의 대담한 행동에 제 자지는 마구 껄떡이고만 있었습니다.
그 바람에 연신 바지가 춤을 추듯 움직여왔고 그런 제 모습에 주희가 제게 넌지시 물어왔습니다.

“지금도....... 하고 싶어??”

주희가 저를 짐승이라 생각해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남자의 본능일지니....
저는 그저 얼굴을 붉힌 채로 고개를 끄덕여야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이 귀엽게 보였는지 잠시 저를 향해 희미하게 웃고 있던 주희가 이내 손을 뻗어 바지 지퍼를 내려버렸습니다.
곧이어 바지 안으로 들어온 주희의 손이 팬티마저 옆으로 제치고는 꿈틀대던 자지를 바지 밖으로 빼냈습니다.
밤새 서로의 알몸을 수없이 만지고 빨고 해서 그런지 주희에게서 더 이상 부끄러움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주희는 바지 밖으로 삐져나온 제 자지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만져대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오히려 제가 다 위축이 될 정도였습니다.

“아웅~~ 요 녀석 정말 너무 귀여워.... 아~~ 어떡해... 막 지가 움직여~~~”

주희는 밤새도록 자신을 잠 못들 게 괴롭혔던 제 자지를 귀엽다며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잠시 싱크대에 기대어 서서 주희의 부드러운 손놀림과 마주하고 있으려니 아침부터 성욕이 끓어올라 몸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주희의 옷 속으로 손을 넣어 한껏 젖가슴을 움켜잡고는 마구 주물러대기 시작했습니다.
허나 주희는 옷이 늘어난다며 제 손을 밖으로 빼게 하고는 제 하체로 다가가 쭈그려 앉았습니다.
양손으로 불알과 자지 뿌리를 부드럽게 감싼 채 자신의 도톰한 입술과 코를 자지 기둥에 문대며 귀두까지 올라온 주희는 살짝 절 올려다보곤 이내 자지를 자신의 입안으로 가져갔습니다.

“아~~아!! 하~~~ 아흐~~~~”

“쪽~~~ 쩌업....쩌업....쩌업....쩌업”


손으로 만지는 걸로 모자라 이제는 입에까지 자연스럽게 넣는 주희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룻밤 사이에 저렇게 적극적으로 변한 것인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하아~~~ 주희야 안 이상해? 어제는 밑에서 그러는 거 싫다며? 하아....”

주희는 제 물음에 그제야 부끄러움이 몰려왔는지 양 볼에 홍조를 띤 채 자지에서 잠시 입술을 떼었습니다.

“넌..... 어제 내 밑에 깔려서도 해줬잖아.... 처음엔 좀 그랬는데... 이상하게 나도 흥분이 되네 이 자세가... 이렇게 빨고 있으면 네가 위에서 날 쳐다보고 있는 게 막 느껴져... 그리고 .... 다정하게 내 머릴 쓰다듬어 주는 것도.... 나름 좋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네께 너무 귀여워 죽겠어~~ 꽉..... 물어주고 싶어 너무 귀여워서.”

저는 주희의 마지막 말에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주희의 입에서 떨어지려 했습니다.
하지만 제 뒤에서 싱크대가 막아서고 있었기에 주희의 손에서 제 자지는 결코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
도망치려던 제 자지를 꽉 움켜잡은 주희는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며 자신의 치아를 살짝 내보였습니다.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져 갔지만 그것은 그저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주희는 입모양을 최대한 동그랗게 만들어서 제 자지를 입술로 물어왔습니다.
자지가 도톰한 주희의 입술에 물려진 채 뜨겁고 촉촉한 입속을 들락날락하게 되자 제 입에서는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습니다.

“하~아아... 아으으........아하~~~~”

너무나 아득한 느낌에 아침부터 저는 정신줄을 놔야 했습니다.
주희의 머리카락을 감싸고 있던 수건을 옆으로 내던져버리곤 고개의 움직임에 맞춰 촉촉하게 젖어있는 그녀의 머리를 매만져갔습니다.
눈을 감은 채 제 몸에 일고 있는 쾌감을 손으로 표현해주고 있자 일순간 주희의 움직임이 멈춰버렸습니다.
자지가 주희의 입속에서 빠져나옴과 동시에 감겨 있던 눈이 절로 떠지고 말았습니다.

“왜~~~~~에~~~”

아쉬운 마음에 저는 주희를 보며 투덜거렸습니다.
제 투덜거림마저 귀여운지 주희는 생긋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네가 내 머리 만져주는 게 너무 좋아서.,, 포근하면서도 왠지,,,, 야릇하게.. 느껴져...”

주희는 나름 자신의 기분을 제게 표현해 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허나 한참 좋아지던 찰나 이렇게 뚝하고 끊겨버리니 아쉽고 조급해지고만 있었습니다.
결국 다급해진 전 주희의 머리를 자지 쪽으로 슬쩍 밀어주었습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희는 잠시 입술로 자지를 살짝살짝 부딪치고만 있었습니다.
마치 삽입하기 전 자지로 보짓살을 문대며 애간장을 녹이듯 주희는 절 애타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처음과는 달리 어느새 제가 주희에게 애걸복걸하는 형국이었습니다.
하룻밤 새 주희는 절 다루는 방법이라도 터득했나 봅니다.
애가타서 속이 시꺼멓게 타들어 갈 즈음 주희의 입술이 다시금 제 자지를 물어왔습니다.

“아~~ 주희야..... 너무 좋다.....하아~~~”

주희의 머리를 강하게 매만져가자 주희의 입술에 물려있던 자지가 입속에서 그녀의 혀에 의해 농락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혀를 굴리는 것도 터득 한 것인지 주희는 이내 부드러운 혀로 귀두를 살금살금 돌려가며 저를 쾌락 저편의 깊고 깊은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입속에서 오래 물고 있다 보니 슬슬 턱이 아파오는지 주희는 입속에서 자지를 빼낸 채 치켜세우더니 자지의 기둥을 따라 고개를 오르내리며 혀로 핥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뿌리에서부터 시작된 쾌감이 귀두를 거쳐 온몸에 전달이 되고 있었습니다.

“아으윽 주희야...”

쾌감에 겨워 전 주희의 머리를 강하게 붙잡은 채 어깨를 들썩이며 고개를 뒤로 젖혔습니다.
뒤이어 또다시 주희의 입술에 자지가 조여진 채 그녀의 입속으로 자지가 빨려 들어가게 되자 저도 모르게 몸이 마구 움찔거리고 있었습니다.

주희의 오랄을 임지영의 것과 비교 한 건 제 실수일지도 모릅니다.
하루 만에 주희는 입술로 제 몸을 녹아내리게 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임지영처럼 사정을 조절시키는 능력은 없었지만 사정으로 몰아가는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같았습니다.
뒤이어 귀두부분이 주희의 입속에서 집요하게 공략을 당하자 어느새 제 몸에는 사정감이 몰려들고 있었습니다.

“아.....주희야...나....나..쌀 것 같아.... 아~~~ 아^하... 아으윽!!”

다급해진 제 목소리에 주희는 입에서 자지를 빼내곤 손으로 급하게 왕복운동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주희의 입속에 싸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렇게 아침부터 입과 손으로 정성을 다 해주는 주희에게 제가 너무 큰 욕심을 부리고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어이 제 자지에 엄청난 쾌감이 몰려왔습니다.

“아.... 주희야 나....나. 나와 아...아... 아으윽!!!”

저는 몸을 쥐어짜듯 힘을 준 채 허공에 정액을 흩뿌렸습니다.
어제 그렇게 싸고도 다시금 많은 양의 정액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힘들어 하는 모습도 잠시, 주희는 엄청난 정액의 양과 비거리에 자신의 눈을 한껏 치켜뜨고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헐~~~ 무슨 저기까지 날라 가니.”

주희는 급하게 휴지를 가져와 제 자지를 닦아주고는 바닥에 널린 정액까지 닦아주려 했습니다.
차마 그것까지 주희에게 시킬 수는 없어 전 그녀의 손에서 휴지를 빼앗듯 건네받고는 흩어져 있는 잔재들을 찾아다니며 닦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마지막에 자신의 입속에서 자지가 빠질 때 아쉬워하던 제 모습이 주희에게는 이내 밟혔던 모양입니다.

“아직..... 그건.... 좀.... 그래서.... 아침도 먹어야 하고....... 나중에.... 익숙해지면.... 해보자...그래도 많이.... 아쉬워?”

“아....아니야... 괜찮아.....”

오랄을 해 준 것만으로도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허공에다 정액을 뿌리고 나니 왠지 모르게 허무하단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나봅니다.
저는 그저 멋쩍게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내심 다음번이 너무 기대가 되었습니다.
주희의 입술에 물린 채 그녀의 입속에 사정을 할 때 과연 어떤 느낌이 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고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주차된 차로 향했습니다.
학교에 가는 도중 일전에 신청해 뒀던 셀룰러폰을 찾기 위해 휴대전화 대리점에 들렀습니다.
그 동안 연락이 안돼서 불편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좀 편해질 것 같았습니다.
아침에 주희와 므흣한 일을 벌인 통에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았기에 개통식도 못해보고 곧장 차를 몰아 주희가 살고 있는 학교 앞 하숙집으로 향했습니다.
하숙집 앞에 도착해 주희가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하는 동안 저는 폰을 꺼내들고 번호를 저장하기 위해 전화번호수첩을 꺼내들었습니다.

0번에 저장 할 번호를 찾기 위해 수첩을 뒤적이던 전 잠시 뒤 제 행동에 스스로 놀라고 말았습니다.
전 수첩목록의 ‘ㅎ’ 열이 아닌 ‘ㅇ’ 열을 뒤적이고 있었습니다.
전 희연이의 번호가 아닌 임지영의 번호부터 찾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순간 정신이 멍해져왔습니다.
‘아니 내가 왜... 가장 의미 있는 0번에 희연이가 아닌 임지영의 번호를 찾아 넣으려 하고 있지’
엊그제 끝내자며 결별선언까지 해놓고선 무의식중에 저는 임지영을 생각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저 스스로에게 놀란 나머지 전 한참이나 멍하니 휴대전화를 손에 든 채 앉아있기만 했습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희연이의 폰 번호와 집 번호를 휴대전화에 입력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1번부터 차례대로 부모님 삐삐번호와 외할아버지 번호까지 입력하였습니다.
4번부터는 딱히 크게 의미를 부여 할 필요는 없었는데 생각해 보니 재수 없는 4번이라..... 참으로 재수가 없는 번호라 4번은 그냥 공란으로 두고 5번에 주희의 번호를 입력하고는 나머지 과 친구들과 채팅에서 알게 된 지인들의 연락처를 차례대로 입력했습니다.
헌데 번호를 입력하고 있는 순간 또다시 임지영의 번호가 머릿속에 떠오르고만 있었습니다.
잠시간 그것으로 갈등하고 있는 제 모습이 참으로 아이러니하기만 했습니다.
‘혹시라도 모르니 저장이라도 해둘까..... 아냐~ 아냐!!... 괜히 저장해 뒀다가 나중에 희연이에게 들키기라도 하는 날엔.....’
제 스스로 부정을 하고 있었지만 그 짧은 순간에 저 머릿속에는 임지영의 번호가 이미 저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번호저장을 끝내고 나서 저는 희연이에게 전화를 걸어서 전화기 개통을 알렸습니다.

“이거 0번에다 저장해놔~~ 나도 0번에다 저장했으니까~~”

희연이는 제 얘기 보단 자신의 궁금증이 먼저였습니다.

“자기 누구한테 젤 처음으로 건거야?”

희연이는 뻔한걸 굳이 확인이라도 받고 싶었나봅니다.

“당연히 집............이 아닌 너한테 제일 먼저 걸었지. 저장 다해놓고 이제 막 첫 통화야 이게 헤헤헤”

“호호호.. 잘했어~~ 쪽~~~ 나도 내거 첨 샀을 때 너한테 젤 먼저 전화 했었단 말이야.”

비록 전화상이었지만 이런 걸로 키스까지 받으니 희연이 또한 저 만큼이나 처음이란 단어를 무척이나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어제 주희랑 발표과제는 다 한 거야?”

희연이의 말에 잠시 뜨끔했지만 과제에 대해서만 물은 거니 굳이 거리낄 건 없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 늦게까지 해서 다 끝냈지.. 이번 주가 발표인데.... 내가 발표해야 돼서 짜증나!! PPT작업도 다 내가 했는데..”

“아이고 이뻐라~~ 잘했어!!! 나 이따가 데리러 오면 앙돼?? 오늘 마지막 수업까지 풀로 있는데... 웅~~~?”

웬일로 희연이가 제게 콧소리까지 다 내고 있었습니다.
오늘 전 수업이 8교시 밖에 없어서 9교시까지 있는 희연이를 기다리려면 1시간을 더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희연이도 보고 싶고 해서 결국 희연이의 동아리 방에 먼저 가 기다려주기로 하곤 전화를 끊었습니다.

통화를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주희가 산뜻하게 옷을 갈아입고 화장까지 한 채 차에 올라탔습니다.
제가 멍한 채로 그저 자신을 쳐다보고만 있자 주희가 제게 상큼한 미소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오늘 따라 주희의 웃는 모습이 제겐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게만 보였습니다.
저도 모르게 주희의 입술에 제 입술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도톰한 주희의 입술이 고스란히 느껴져 저도 모르게 주희의 입술을 혀로 핥기까지 했습니다.
주희는 제 행동에 마냥 쑥스러워하며 얼굴을 붉히고 있었지만 자신의 입술을 굳이 떼려하지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여자는 정말 먼저 자빠뜨리고 봐야하나 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저 친구로만 느껴졌던 주희가 어느새 제 눈에는 너무 예쁜 한 여인의 모습으로 다가와 있었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제게 주희가 얼굴을 들이밀어 왔습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어? 어~어. 네 생각... 오늘따라 무지 예뻐 보여서,,,, 그리고.... 어제 밤에 있었던 일도 잠시 생각 좀 하고 있었지. 흐흐흐”

제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희와 저는 서로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있었습니다.
주희도 제 말에 어제 있었던 일을 잠시 떠올렸는지 우린 그저 어색하게 웃음만 지어 보일뿐 서로 꿀 먹은 벙어리가 돼 있었습니다.
어느새 학교 근처로 오게 되니 왠지 쪼가리가 자꾸 맘에 걸렸습니다.
그리곤 순간 희연이가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그 생각에 잠시 침울해있자 이내 주희가 제 표정을 읽었는지 조용히 제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희연선배..... 때문에.. 그러지? 나도..... 선배 생각을 하게 되니...... 마음이 좋지만은 않아..”

제가 힘없이 미소를 짓자 주희가 제 어깨를 살짝 손으로 쳐왔습니다.

“기운 내~ 내가 너한테.... 사귀자는 것도 아니잖아? 그냥 너랑..... 나... 어제 밤은.... 서로 ... 미쳐서 사고 친 거라.... 생각하자.......”

너무나 쿨하게 나오는 주희의 모습에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주희의 말에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웃고 있는 주희의 얼굴이 왠지 웃고 있는 걸로만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더 얘기를 해보고 싶었지만 갑자기 냉랭해진 분위기에 그저 학교 주차장까지 조용히 운전해 갔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데 우연히 기범이가 저와 주희를 발견하고는 저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어이 니들~~ 뭔데 같이 내리냐?”

생긴 건 둔한 곰탱이 같이 생긴 녀석이 하여간 눈치하나는 겁내~~~ 빠릅니다.

“어 아침에 PPT자료 같이 준비 좀 더 하느라 도서관에서 만나서 지금 같이 오는 길이지”

기범이의 물음에 주희가 자연스럽게 대답을 하고는 이내 자리를 떠 강의실로 걸어갔습니다.
주희의 간단명료한 대답에 기범이는 더 이상 토를 달지 않습니다.

“PPT 자료 어디 있냐? 나도 좀 보여주라~~”

이 곰 같은 놈이 여우처럼 자료만 쏙 넘겨주고 아무것도 안한 주제에 그래도 결과물을 직접 보고는 싶은가 봅니다.

“압축해서 디스크로 가지고 있지... 안 그래도 이따가 프린터실 가서 뽑아서 오탈자 좀 확인하고 보충할 거 있으면 보충하자고,, 점심시간 후에 1시간 공강이잖아? 희선 선배한테는 네가 연락해서 오시라 하고!!”

말하는 사이 기범이 녀석이 제 목에 붙어있는 밴드를 발견했습니다.

“야~~ 이거 뭐냐.... 너 이 자식~~~ 희연선배랑 뭔 짓 했지?”

저는 뜨끔했지만 이미 둘러댈 것을 생각해 뒀었습니다.

“면도 독 올라서 그래 짜식아.... 제발이지.... 이상한 생각 좀 하지 마.. 하여튼 넌... 그런 것 밖에 모르지!!”

기범이 녀석은 잠시 동안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지만 이내 수긍을 해왔습니다.
기범이 녀석은 아랍인처럼 생긴 외모만큼이나 수염도 진하고 빠르게 자라는 편이라 면도를 하고 온 날이면 종종 면도 독에 걸려서 반창고를 붙이고 오곤 했었습니다.
이걸로 대충 큰 고비 하나는 넘겼지만 가장 중요한 희연이가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괜히 오늘 만나기로 약속한 건 아닌가 하는 뒤늦은 후회가 몰려왔습니다.

지루한 수업을 끝내고 학생식당으로 가서 희선 선배를 기다리며 기범이와 주희와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주희가 자연스럽게 제 옆으로 다가와 앉자 왠지 모르게 전 기범이 녀석이 자꾸 신경 쓰였습니다.

잠시 뒤 기범이 녀석은 입속에 음식물을 한가득 때려 넣은 채 웅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아참... 너 이번 주 금요일 윤중로 갈 거지? 그 때... 나도 좀 태워가라~~”

뜬금없는 소리에 저는 잠시 녀석을 쳐다봤습니다.

“뭔 소리야? 갑자기 윤중로는 왜? 생뚱맞기는 짜식....”

제 말에 기범이 녀석이 의아한 듯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희연선배가 너 데리고 갈 거라던데.. 우리 거기서 촬영이 있어서 옮길 게 좀 있어.. 그래서 네 차로 좀 옮기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녀석의 말을 듣고 보니 오늘 희연이가 그것 때문에 절 꼬시려고 그렇게 안하던 아양까지 떨었던 모양입니다.

식사를 하던 중 희선 선배까지 합류해서 발표할 조 인원은 다 모였습니다.
희선 선배도 저를 보자마자 목에 붙어있는 밴드부터 묻고 있었습니다.

“야~~~ 너 목에 그게 뭐냐,,, 요~~ 엉큼한 자식!! 설마~~~”

희선 선배의 말에 옆에 앉아있던 주희가 뜨끔했는지 제 쪽은 일절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제가 기범이 녀석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읊으려고 하니 녀석이 고맙게도 먼저 선수를 쳐왔습니다.

“그거 있잖아요... 남자들 면도하다 걸리는 면도 독... 으~~ 더러운 시키 크크크크”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매번 반창고에 쩔어 살던 녀석이 저를 더럽다며 놀리고 있다니.
하긴 녀석이 반창고를 붙이고 오면 저도 똑같이 더러운 놈이라 놀려댔으니 할 말은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쪼가리라 의심하지 않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쪼가리라고 밝히느니 그냥 하루 더러운 놈으로 지내는 게 백번 나아보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학생회관을 나와 도서관으로 가려는데 잠시 주희가 저를 불러 세우더니 가방에서 화장품을 꺼내서 제게 건네고 있었습니다.

“이게 뭔데?”

화장품이라고는 스킨과 로션밖에 모를 정도로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였던 저는 주희가 건네주는 게 뭔지도 몰랐습니다.

“이게 파운데이션 이라는 건데.. 가져가서 우선 상처가 안보일 정도로 바르고 나서 그 주변도 피부 톤을 맞춰줘야 해!!!! 난 가서 약국에서 연고 좀 사올게... 거기에 밴드를 붙이고 있으니까 너무 눈에 띄어서 다들 물어보잖아... 희연선배라도 보는 날엔 너나 나나 끝장이라고..”

저는 어쩔 수 없이 기범이 녀석에게 플로피디스크를 넘겨주며 미리 프린트를 해서 읽고 있으라고 하고는 급히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남자가 돼서 화장실에서 분칠을 하고 있으려니 여간 낯간지러운 게 아니었습니다.
중간 중간 사람들이 들어 올 때마다 급하게 화장품을 주머니에 넣고는 손 씻는 척 연기를 해가며 간신히 작업을 끝마쳤습니다.
살짝 거울로 보니 감쪽같아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목 색깔이 틀려 보이긴 한 것 같았습니다.
화장실을 나와 도서관 로비를 지나고 있던 중 다시 주희와 만났습니다.
주희는 제 모습을 보자마자 저를 끌고 구석으로 가서는 물 티슈로 급하게 발라놓았던 화장품을 지우고 있었습니다.

“야!! 이거 왜 지워.... 내가 얼마나 고생해 가며 발라놓은 건데...”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주희가 저를 쳐다봐왔습니다.

“야!! 그걸 그렇게 발라 놓으니 나 쪼가리 생겼다고 광고하는 것처럼 유독 그곳만 도드라져 보이잖아!!! 이리 와 봐~~”

잠시 주희가 저를 데리고 인적이 상대적으로 드문 2층의 외국원서들로만 진열되어 있는 책장으로 가서는 젤 외진 구석에서 제 목에 파운데이션을 발라주고 있었습니다.
인적이 드물긴 했지만 공공장소에서 주희랑 이렇게 가까이 붙어 있으니 괜스레 기분이 꼴릿해져 저도 모르게 주희의 가슴에 슬쩍 손을 올려놓고 있었습니다.

주희가 그런 저를 어이없다는 듯 다시 흘겨보고 있었지만 제 손을 내치지는 않았습니다.

“으이구!!! 그렇게 만지고 싶니??”

저는 행여나 누가 올까 싶어 그저 두 눈으로 주변을 훑으며 간단히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주희는 제 행동을 말릴 생각이 없는지 그 상태로 다시금 제 목에 얼굴을 가까이 하고는 조심스럽게 화장품을 발라나갔습니다.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서 주희의 가슴을 만지고 있으니 저도 모르게 급 흥분이 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발기된 자지를 주희의 몸에 붙이고선 살짝살짝 문질러 댔습니다.
주희가 이런 저를 보고는 기가 찬지 헛웃음을 짓고 있었습니다.

“하~~~ 너 진짜 발정이라도 난 것 같아 보여...아침에도 해줬는데 또 그러고 있니 너는...”

제가 생각해도 장소를 불문하고 시도 때도 없이 서버리는 제 자지는 참으로 대책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내 만족스럽게 되었는지 주희가 웃는 얼굴로 제 얼굴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감쪽같이 됐다.. 자~~ 거울로 봐봐~~”

저는 주희의 손거울을 들어 좀 전에 그녀가 제게 했듯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제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실로 화장술이란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이것은 완전한 범죄이자 완벽한 마술이며 또한 완벽한 수술이었습니다.
다만 이 완벽한 마술을 주희는 왜 자신에게는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주희의 집도 아래 완벽하게 수술이 끝나자 이내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희의 가슴을 더 이상 만지지 못한다는 생각에 쉽게 자리를 뜰 수 없었습니다.
책장사이의 큰 복도로 나가려던 주희를 황급히 저지한 채 저는 주희를 제 몸쪽으로 끌어당겼습니다.
그리곤 주희의 허리에 팔을 두르곤 그녀를 잠시 끌어안았습니다.
왜 이렇게 자꾸 제 마음이 흔들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마음을 도저히 통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제 밤의 여파 때문인지 주희와 단 둘이 있게 되면 자꾸 몸을 더듬게 되고 그녀를 보고 있으면 자꾸만 안고 싶고 키스를 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이내 그 충동을 현실로 만들어갔습니다.

“미쳤어...미쳤어.. 빨리 손 치워~~ 누가 보면 어쩌려고......빨리~ 흐읍.....”

저는 주희를 안은 채로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입술을 제 입술로 막아버렸습니다.
제 가슴팍을 두드려 오는 주희의 손을 힘껏 움켜잡은 채 키스를 이어나가자 이내 그녀의 팔에 힘이 풀리고 있었습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주희에 대한 목마름을 잠시나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을 빠져나와 우리는 프린터기가 있는 4층 종합 정보실로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는 도중 잠시 저는 주희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습니다.
왠지 주희도 자신을 강렬히 원하고 있는 제 행동에 기분이 좋았는지 입꼬리가 계속 올라가 있는 게 보였습니다.

4층으로 올라오니 기범이가 희선 선배와 벌써부터 발표 내용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이내 저와 주희가 같이 들어오자 기범이와 희선 선배는 약속이나 한 듯 잠시 동안 저희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아 주희가 연고를 사다줘서 그거 바르고 파운데이션인지 뭔지 그거까지 바르고 오느라 늦었어요.. 티 안 나죠?”

기범이 자식은 놀려먹을게 사려져서 그런지 입맛을 다시며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희선 선배는 뭔가 제게 말을 하려다 주저하고는 그대로 프린트 된 자료를 다시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뒤 희선 선배가 대충 다 훑어 본 듯 제게 말을 해왔습니다.

“상당히 잘 만들었는데 의.외.로!!. 내용도 꽤 진지하고.... 특히 너희들의 의견이 담긴 부분은 나름 이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서 나 또한 꽤나 흥미 있게 본 것 같아.. 기범아 넌 어떤 것 같아?”

기범이 녀석이 뭔가를 말하려고 하다가 희선 선배의 말을 듣고는 이내 자료를 덮곤 동조를 해왔습니다.

“희선 선배가 그렇게 보셨다면야 이대로 오탈자만 확인하고 제출해도 되겠는데요. 그럼.”

기범이 녀석의 말에 행여나 제게 그 화살이 올까싶어 저는 미리 선수를 쳤습니다.

“PPT작성은 내가 혼자 다했으니 오탈자는 나머지 조원들이 확인하는 걸로 하시죠. 희선 선배...”

하지만 다수결에 따라 또다시 제가 하게 되었습니다...

“야 작성한 사람이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 내일까지 각자 읽어보고 오탈자 확인해서 지섭이한테 넘겨, 지섭이는 내일 모레까지 수정하고 발표 연습 미리 한번 해보도록 해... 머릿속으로 어떻게 발표해 나갈지 미리 그려보란 말이야. 아참 그리고 예상 질문들 뽑아서 각자 챙겨오는 것도 잊지 말고!!!”

희선 선배의 일사불란한 일처리로 너무나 쉽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오후 수업까지는 대략 30분정도가 남아있어서 뭔가를 하기엔 애매해 보여 결국 기범이와 주희 그리고 저는 천천히 사대본관으로 가서 강의실에 미리 들어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아직 이르다보니 강의실에는 와 있는 사람이 얼마 없었습니다.

잠시 기범이 녀석과 노가리를 까며 시간을 죽이고 있는 사이 머리를 샛노랗게 염색한 채 남자처럼 짧은 머리를 한 여자가 강의실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엄청 터프한 느낌에 혹시나 남자가 아닐까란 생각도 해봤지만 얼굴은 그래도 곱상하니 여자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헐렁한 티에 자신이 지나는 곳마다 청소하듯 바닥을 쓸고 있는 힙합바지를 입고 있던 그녀는 구멍을 몇 개나 뚫은 건지 휘황찬란한 귀걸이가 귀에 수두룩하게 걸려있었습니다.
분명 영교과 1학년 전공 수업인데 이런 사람이 강의실에 들어와 있는 게 마냥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너무나 튀는 외모의 그녀가 저는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혹시나 다른 과 학생이 강의실을 잘못 알고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범아~ 너 저~ 위에 앉아있는 노랑머리 누군지 아냐?”

제 말에 고개를 든 기범이 녀석이 제 눈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더니 이내 저를 한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봐왔습니다.

“얌마!! 동기인데 몰라? 권현미라고... 하긴 네가 수업을 잘 들어왔어야 알지... 나도 쟤 OT때 보곤 개강하고 2주 후부터 봤으니 아마도 넌 보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네... 크크크. 우리 과 출석률을 잡아먹는 원, 투다 아주 크크크”

하~~ 저희 과에 저런 튀는 애가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 같은 게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외모가 하도 강하게 느껴져 저도 모르게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게 되었고 그러다 순간 그녀와 눈이 마주치게 되어 전 황급히 고개를 돌려 기범이와 얘기를 나누는 척하고 있었습니다.

전 기범이에게 현미라는 얘에 대해서 더 물어봤습니다.

“쟤 전에도 저렇게 옷 입고 다녔냐?? OT때 봤다며?”

제가 너무 큰 관심을 나타낸 것인지 이내 기범이 녀석이 의아한 표정으로 저와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얌마 뭘 그렇게 관심 있어 해~~천사 같은 여친을 놔두고,,”

기범이의 말에 주희도 살짝 얘기에 끼어들었습니다.

“누구? 현미 말하는 거야?”

“어... 이 자식 오늘 첨 봤데 현미를.. 크크크”

순간 제가 왕따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잠시 뒤 주희가 저를 의심스런 눈초리로 쳐다보며 기범이에게 들키지 않게 몰래 제 옆구리를 꼬집어 왔습니다.
순간적으로 너무 아파 자리에서 벌떡 있어나 버린 저는 순식간에 몰려든 시선에 도로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뜬금없는 행동에 기범이는 그저 의아해 하고만 있었고 주희는 웃겨죽겠는 듯 키득거리다 이내 간신히 웃음을 참고 있었습니다.

“쟤 OT때는 머리도 무지 길고 여성스러웠는데 갑자기 얼마 전부터 저렇게 변해서 나타나서 나도 무지 놀랐었어. 아마 지금 댄스동아리인가 거기 들어가서 춤추는 것 같더라.. 얼마 전에 동아리동 가다가 그 앞에서 연습하는 거 봤거든.. 암튼 쟤도 아웃사이더 같아.. 동기들 중에 쟤랑 얘기하는 애들을 본 적이 없다.. 수업 끝나면 곧바로 횡하고 사라져버리니...,”

현미의 원래 모습이 지금과는 정 반대로 여성스러웠다고 하는 데 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제가 더 물었다간 주희에게 또 꼬집힐까싶어 그냥 앉아만 있었습니다.

오늘도 3시간짜리 전공수업을 쿨하게 쉬는 시간 없이 2시간 조금 넘게 진행하고 끝내 주신 교수님 덕분에? 저는 거의 2시간 동안 희연이를 기다리게 생겼습니다.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까 봤던 현미가 급하게 가방을 메고 젤 먼저 강의실을 빠져나갔습니다.
‘뭐야.... 집에 황금송아지라도 감춰 놓은 건가..... 무지 빨리도 가네..’
저는 특이한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 이내 가방을 챙겨들고 기범이와 주희와 함께 학생회관 옆에 있는 동아리동으로 향했습니다.
잠시 사진동아리방에서 노가리나 까며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도착하고 보니 기존 동아리 회원들이 여럿 있어서 바로 밖으로 나와야했습니다.
한참 이곳저곳을 배회하던 저는 그 마저도 무료해져서 학생식당 앞의 넓은 공터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떡하니 가부좌를 튼 채 발표수업에 쓸 자료의 오탈자나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잠시간을 자료 확인에 집중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습니다.
저도 모르게 희미하게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며 자료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길 얼마 뒤 점점 커져가던 노랫소리가 이제 완연하게 제 귀에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저는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게 되었습니다.
제 시선이 당도한 곳엔 꽤나 커다란 스피커가 달린 휴대용 CDP가 있었고 그 주변으로 힙합패션 일색의 사람들이 저마다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 무리 중에 아까 강의실에서 본 현미라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오~~~ 댄스동아리 연습하러 나왔나 보네... 오탈자 확인하는 것도 슬슬 지겨워지려 했었는데 구경이나 좀 해봐야겠다.’

저는 자세를 그들 방향으로 고쳐 앉은 후 유심히 그들의 움직임을 관찰했습니다.
잠시 뒤 리더로 보이는 사람이 CDP에 뭔가 준비한 것을 넣더니 다들 자세를 잡고 서있었습니다.

“딴따단따단 딴딴 딴따단따단~~~”

전주만으로도 전 이 노래가 어떤 곡인지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오~~~ 박진영의 ‘날 떠나지마’잖아. 이거~~ 볼만 하겠는데..”

잠시 그들의 춤을 구경하고 있던 저는 저도 모르게 신이 나 어깨와 고개로 리듬을 타며 흠뻑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현미도 꽤나 춤을 잘 추는 듯 제 눈에는 그녀가 대단해 보였고 한 편으론 저렇게 춤을 잘 추니 부럽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들이 춤을 추는 동안 학생회관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곡이 끝날 쯤 되니 그들 앞엔 많은 구경꾼들이 몰려 있었습니다.

“빠라라란~~~ 와우~~~”

펑키한 느낌의 전주라인을 따라 끈적끈적한 스캣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바로 박진영의 ‘그녀는 예뻤다’라는 곡으로 시종일관 이어지는 특이한 코러스라인과 함께 화려한 군무가 압권인 곡이었습니다.
역시나 댄스동아리인 만큼 다들 멋들어지게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딱딱 맞아들어 가는 멋진 군무에 저도 모르게 필을 받아 아는 동작을 따라 추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중 순간 음악이 멈춰버렸습니다.
아쉬움에 그들을 마냥 바라만보고 있었는데 현미가 리더로 보이는 사람과 뭔가 얘기를 주고 받으며 순간 제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왔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들이 가리키고 있는 제 뒤쪽으로 고개를 돌려봤지만 그 곳에 저 말곤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시 고개를 그들 쪽으로 돌리자 현미가 제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좀 전에도 확인을 했지만 제 뒤엔 아무도 없었기에 현미가 제게 오고 있다는 걸 알 수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옆에서 따라 추는 바람에 그들 연습에 방해라도 된 것 같단 생각이 들어 저는 급하게 가방에 자료들을 챙겨서 자리를 뜨려고 했습니다.
그 순간 현미의 목소리가 들려와 저를 불러 세웠습니다.

“야~~~ 너 우리 과 맞지? 지섭이던가... 맞지 않아?”

얼래.... 현미가 제 이름을 알고 있었나봅니다.
목소리는 요란스런 외모와는 달리 여성스럽게 들려왔습니다.

“어? 어...어.”

“보니까 춤 좀 좋아하는 거 같은데 혹시 동아리 든데 있어?”

강의실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아웃사이더가 맞나 싶을 정도로 현미는 제게 쉽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제게 물어오는 현미의 모습에 전 마치 취조라도 당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 아.. 아니... 가입한 데는 없는데....”

“그래? 그럼 잠깐 이리와 볼래?”

다짜고짜 현미는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들의 리더로 보이는 사람 앞으로 절 데려갔습니다.
그 리더로 보이는 사람이 잠시 저를 눈으로 훑어보더니 이내 동아리 가입원서를 제게 던지듯이 떠넘겼습니다.
얼떨결에 따라가서 졸지에 가입원서까지 받아들고 보니 이 상황이 상당히 당혹스럽기만 했습니다.
제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가입원서부터 들이미는 걸 보니 뭔가가 불안했습니다.
가입원서를 받아든 채 그저 멍하니 서 있기만 하자 이내 현미가 제 옆으로 다가와서는 저를 부추기고 있었습니다.

“야~~ 여기 들어오면 나이트도 자주가고 일석이조로 춤도 배우고 얼마나 좋은지 몰라.. 너 아까 보니 대충이나마 따라 추는 걸로 봐선 너도 춤을 좋아하는 것 같던데.. 너 배우고 싶을 때 와서 배울 수도 있고 강제적인 건 하나도 없으니까 써놓고 활동을 하던 안 하던 네 맘대로 해도 돼!!”

현미의 얘기를 들어보니 가입해도 나쁠 건 없다는 생각에 가입원서를 쓰자, 리더로 보이는 사람이 당장 내일부터 나오라고 했습니다.

“한 달 있으면 학교 축제가 있어서 공연준비를 이제 막 시작하거든. 너도 참가하려면 내일부터라도 나와서 기본동작부터 배워. 저기 보이는 노랑머리에 잘생긴 놈 있지? 쟤도 1학년이거든 내일부터 쟤랑 같이 점심때 나와서 기본동작부터 배워”

저는 저도 모르게 그 남자의 말에 얼떨결에 대답을 하곤 그들이 다시 연습하는 걸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JYP가 추는 춤 스타일은 관심이 있어 TV를 보다가 간혹 따라 추곤 했었지만 지금 저들이 추고 있는 힙합계열 춤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제가 학교 축제에 나가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아 보였습니다.
그냥 저는 할 일도 없던 차에 잠시 더 구경을 하고는 희연이에게 연락이 오게 되어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희연이가 지금 동아리방에 있다는 얘기에 한달음에 사진동아리방으로 뛰어갔지만 그곳엔 남자들의 불편한 시선이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희연이는 그런 남자들의 시선을 전혀 의식조차 하지 않는지 제가 들어오자마자 저를 끌어다 자신의 옆에 앉히고는 갑자기 동아리 가입원서를 제게 내밀었습니다.

“자기도 여기 들자 응? 기범이도 있고 주희도 있고.. 자기 아무데도 가입한 곳 없잖아~”

희연이의 뉘앙스에 왠지 제가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허세를 부려봤습니다.

“나 오늘 가입했어... 댄스동아리에...”

제 말에 희연이. 기범이, 주희가 놀란 토끼눈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야!! 웃기고 있네.. 네가 무슨 춤이야? 평소에 그런 모습 한 번도 못 봤는데.. 네가 무슨 춤을 춰!!! 크크크크크”

기범이 자식까지 저를 무시하고 나섰습니다.

“짜식이 속고만 살았나,,, 좀 전에 춤 구경하다가 현미한테 끌려가서 가입원서까지 쓰고 왔다니까!!! 내일부터 춤 연습까지 나오라고 하더라..”

제 입에서 현미 얘기까지 나오자 기범이 녀석의 입이 쏙 들어가졌습니다.
희연이는 제가 딴 동아리에 든 게 못내 서운했는지 싱글벙글하던 표정이 금세 무표정하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나한테는 얘기 한 마디 없더니 덜컥 거기에 가입을 하면 어떡해? 그리고 너... 춤 못 추잖아? 나도 한 번도 본적이 없는데...”

그냥 가입만 하곤 지켜 볼 생각이었는데 희연이의 말에 저도 모르게 괜한 오기가 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왜 내가 거기 가입한 게 이상해??? 나 춤추는 거 원래 관심은 있었어. 물론 잘은 못 추겠지만 가서 배우면 되는 거 아냐.. 내일부터 연습 나갈거니 그렇게 알아,,. 그리고 넌.. 왜 나한테는 얘기 한마디 없었으면서 기범이한테는 내가 금요일에 윤중로를 가느니 마느니 얘기를 하고 있니..”

생각해 보니 저도 모르게 순간 욱하게 된 저는 그냥 그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와 버렸습니다.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부터 화를 낸 것을 금세 후회했지만 이미 벌어져 버린 일... 전 그냥 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도중 주희에게 전화가 왔지만 그대로 씹은 채 전 집에 당도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희연이에게 화를 내고 나온 게 자꾸 눈에 밟혔지만 무시당한 기분에 희연이에게 저자세로 굽히고 들어갈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결국 저녁 늦게 희연이가 풀이 죽은 모습으로 집까지 찾아왔습니다.

“치~~ 그렇게 사람들 있는데서 화를 내버리고 가면 어떡하니?”

집에 들어오자마자 희연이는 저를 타박하고 있었습니다.

“네가 화를 내게 만들었으니 그렇지.. 나를 무시하지를 않나, 왜 나조차 모르는 나에 관한 얘기를 기범이를 통해서 알아야 하냐고... 난 그게 더 기분 나빠...”

“그냥 그건... 기범이랑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한 거지. 그리고 이왕이면 벚꽃축제 같이 가고 싶으니까 그랬던 거지!!!”

“니들 동아리 사람 다 있는데 껴서 가면 그게 어디 벚꽃구경 하는 기분이나 나겠냐? 아까도 못 봤어? 내가 들어가니까 남자들 분위기 순식간에 싸해지는 거? 아우~ 생각해보니 그것까지 기분이 나빠지네.. 지들이 뭔데...”

“그러니까 동아리 들면 되잖아.. 왜 뜬금없이 춤 동아리는 들어?”

희연이는 여전히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았나봅니다.
저도 그래서 제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뜬금없긴!! 나 원래 춤에 관심 많았어. 네가 사진 좋아하듯이, 나도 춤에 더 관심이 간 것 뿐이야.. 그리고 왜 내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동아리 가입원서는 주는 건데? 네가 가입하라고 하면 내가 쫄래쫄래 따라가서 가입이라도 할 줄 알았냐?”

솔직히 희연이가 가입원서를 그전에라도 줬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지 모릅니다.
그전까지는 당연히 저도 사진 동아리에 가입해서 희연이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오늘 전까진 확실히 그랬습니다.
하지만 오늘 희연이가 제게 보인 모습에 왠지 기분이 나빴습니다.
희연이에게 제가 너무나 당연시 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습니다.
결국 화해도 하지 못한 채 저는 희연이를 그냥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아무리 못해도 1주일 이상의 싸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꿀꿀한 마음에 만사가 귀찮아졌지만 내일까지 준비해야 할 자료가 있어 어쩔 수 없이 과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과제를 하고 있는 도중 문득문득 울화가 치밀어 왔지만 이걸 어떻게든 오늘 안으로 끝내야 했기에 간신히 제 자신을 달래가며 내일 가져갈 자료에 대한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잠시 쇼파에 기대어 TV를 보고 있는데 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누구세요?”

“어 나 현미인데 기억하지? 같은 과에... 아까 동아리에서 봤잖아~~”

********

금요일 밤 아내와 거실에 나란히 앉아 요즘 가장 핫한 프로그램인 마녀사냥을 보고 있었습니다.

“빠라라란”

‘그녀는 예뻤다"의 전주 부분이 프로그램에 나오고 있었습니다.

“자기야... 이거 박진영 노래 그.... 뭐였지?”

“응? 아~~ ‘그녀는 예뻤다’잖아”

“맞다.... 역시 JYP 노래는 모르는 게 없구나 자긴...”

TV를 보고 있던 아내가 이내 제 어깨에 살포시 머리를 올려왔습니다.
순간 온기와 함께 아내의 체취가 물씬 풍겨와 저도 모르게 코를 가져가 아내의 살내음을 맡고 있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아내가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냄새 나?”

“응.....”

“이씨... 아까 샤워했는데...”

“그런 거 말고... 네 꽃내음이 나...”

“호호호... 그런 거였어? 근데 내 냄새가 어떤데?”

“음~~~~ 자기가 눈앞에 없어도 눈을 감고 있으면 머릿속에 자기 꽃내음이 떠오르다가 어느 순간 실제로 내 코에 그 향기가 느껴져... 예전에 박완서 소설을 본적이 있는데 거기 소제목에 이런 말이 있더라...”

“어떤?”

“‘인간의 꽃’... 인간의 꽃내음은 어떠한 꽃내음보다 참으로 좋았다. 참으로 향기로웠다라고.. 지금 네게서도 그런 꽃내음이 나서 나도 모르게 냄새를 맡게 돼...”

“으음~~~ 자기한테도 자기만의 꽃내음이 느껴져.. 듬직하고 다정다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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